양산도 - 김금숙
에헤이예 도화유수 (桃花流水) 흐르는 물에
두둥실 배 띄우고 떠 놀아 볼까
세월아 봄철아 오고 가지 마라
장안의 호걸이 다 늙어 간다
에헤이예 소슬 단풍 찬바람에 짝을 잃은 기러기
야월공산 깊은 밤을 지새워 운다
삼산은 반락에 모란봉이오
이수중분에 능라도로다
간주중
에헤이예 무심한 저 달이 구름 밖에 나더니
공연한 심사를 산란케한다
일락은 서산에 해 떨어지고
월출동령에 달 솟아 온다
에헤이예 사면 (四面) 십리 늘어진 능파 속에
님 찾아 갈 길이 막연지사로다
에라 놓아라 아니 못 놓겠네
능지 (陵遲)를 하여도 못 놓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