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자 춘향집 가리키는데

안숙선
앨범 : 춘향가
이러고 돌아 서는데 춘향은 얼굴을 들어
누각 (樓閣)을 살펴보니
늠름하게 서 있는 도련님이 군자의 거동이요
맑은 기운이 사람에게 쏘이시니
열사 (烈士)의 기상이라
방자를 다시불러"얘 방자야
글쎄 귀중 (貴重)하신 도련님이 나를 부르시니
황송허나 여자의 염치 차마 못 가겠다
너 도련님께 여쭙기를
<안수해 접수화 해수혈 (上隨海蝶隨花蟹隨穴)>이라
이 말만 전 (傳)하려무나"
방자 하릴없어 돌아오니 도련님 보시고
"이 놈 어째 너 혼자만 오느냐?"
"혼자고 무엇이고 안 간다고 안 간다고 허니
가라고 가라고 허시더니
춘향이가 도련님 흉은 흉은 다 봅디다"
"아니 뭐라고 허더냐?"
"안수해 접수화 해수혈이라 하옵디다"
도련님이 들으시고
"그래 그 일 잘 되었다 얘 방자야"
"예이~ ""너 춘향집을 아느냐?"
"예이~ 아옵지요"
"날 다러 찾아 오란 뜻이다 춘향이 집을 일러라"
방자가 손을 들어 춘향이 집을 가리키난디
"저 건너 저 건너 춘향 집 보이난디
양양헌 상풍이오 점점 찾아 들어 가면
기화요초 (奇花瑤草)난 선경 (仙景)을 가르키고
나무 나무 앉인 새난 호사를 자랑헌다
옥동도화만수춘 (玉洞桃花萬樹春)은
유랑 (劉郞)의 심은 뜻과 현도관 (玄都關)이 분명허고
형형색색 화초들은 이향 (異香)이 대로우 (大路迂)허고
문앞의 세류지 (細柳枝)난
유사무사양류사 (有絲無絲楊柳絲)요
들쭉 측백 전나무는
휘휘 칭칭 엉그러져서 담장 밖으로 솟아 있고
수삼층 (數三層) 화계상 (花階上)의
모란 작약 영산홍이 접접이 쌓였난디
송정죽림 (松亭竹林) 두 사이로 은근히 보이난 것이
저게 춘향의 집이로소이다"
"좋다 좋다 송죽이 울밀 (鬱密)하고
장원 (墻垣)이 정결 (淨潔)하니
여이지절개 (余已知節介)로다
방자야" "예이~ "
"책실 (冊室)로 돌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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