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리
도련님이 원체 춘향을 잘 봐 논 것이 춘향 집도 잘 보셨것다 이 애 거 허고 사는 것도 한다는 사대부댁같구나 내 다리 아퍼서 더 못 놀것다 고만 책실로 들어가자 예 이
자진모리
도련님 그시부터 구경도 뜻이 없고 글짓기도 생각없이 무엇을 잃은 듯이 섭섭히 돌아오 동헌에 잠깐 다녀 내아예 뵈온 후에 점심을 먹자해도 김치 국에 목이 메이고 먼 산을 바라보니 공연한 한숨이요 도적하다가 잡혔는 듯 가슴이 두근두근 술을 과히 먹었는 듯 정신은 아찔아찔 두 팔에 맥이 없고 두 다리에 힘이 없어 이마에는 식은 땀이요 입으로는 선 하품이라 책방으로 돌아와서 옷을 모다 벗어 걸고 침금에 빗겨누니 몸은 광한루에 앉은 듯 눈은 천연히 춘향을 대허는 듯 눈 감으면 옆에 있고 눈뜨면 간 곳 없어 깊은 상사 회심병 어린 창자 다끊처 실성말광 되는구나
아니리
아이고 내 못 살것다 방자야 너와 나와 우리 결의형제허자 아이 방자 형님아 사람 좀 살려라 도련님 대관절 어쩌란 말씀이요 여보게 방자 형님 펀지나 한 장 전해주게 존귀허신 도련님이 형님이라고까지 허여놓니 방자 놈이 조가 살짝 났든 것이었다 도련님 처분이 정 그러시면 편지나 한 장 써줘보이소 일 되고 안되기는 도련님 연분이옵고 말 듣고 안 듣기는 춘향의 마음이옵고 편지 전하고 안 전하기는 손인 놈 생가이오니 편지나 써 주워보시오 잉 도련님이 두 무릎 단정히 끊고 편지를 쓰는 것이였다 방자 가만히 보더니 여보시오 도련님아 아 거 편히 앉어 편지 좀 쓰시오 네가 모르는 말이로다 비성이면 불성이라는 옛 문자가 있느니라 정성 없이 써서야 일이 될 것이냐 편지 써서 주시니 방자 받아들고
중모리
춘향 집을 건너가며 왼갖 생각을 모두 헌다 내가 평생에 아니 다니든 집을 뜻밖에 들어가면 재수없는 춘향모가 너 어찌 오느냐 말을 묻게되면 무슨 말로 대답허리 내가 만일에 아니 간다허면 도련님이 못 살겠고 가자허니 난처로고나 이일저일 생각허며 춘향문전을 당도허니
아니리
향단이 마침 맞게 나오거늘 향단아 너 마침 맞게 잘나왔다 편지 내어 향단 주고 책실로 돌아와 도련님 편지 전했습니다 답장도 안 해 주드냐 인제 답장 곧 올 것이니 마음 놓으시오 도련님이 답장을 기다리는듸 발광증이 나서 마음잡기 위하여 만권서 책을 드려놓고 이걸 읽다 저걸 읽다 함부로 펄쩍펄쩍 띄여 읽더니마는 아서라 이월도 정신없어 못 읽것다 굵직굵직한 천자를 읽어보자 하늘천 따지 방자 옆에서 허허 참 양반님네가 다른 양반들은 다 치된다는데 우린 도련님은 점점 내리 되시느라고 삼경읽다 사서읽다 사략 읽다 이번에는 천자읽으시오 무식한 니가 깊은 뜻을 알겠느냐 천자라 허는 것이 칠서의조상이라 천자 뒷푸리 하는 것을 뜻을 알고 들으면 별별맛이 다 있느니라 내 읽을게 들어보아라
중중모리
자시에 생천허니 불언행사시 유유창창 하늘천 축시에 생지허여 오행을 맡었으니 양생만물 따지 유현미묘 흑정색 북방현무 감을현 궁상각치우 동서남북 중앙토색 누를황 천지사방 몇 만리 하루광활 집우 연대국조 흥망성쇠 왕고래금 집주 우치홍수 기자추연 홍범구주 넓을홍 제제군생 수역중의 화급팔황 거칠황 요지성덕 장헐시고 취지여일 날일 억조창생 격양가 강구연월 달월 오거시서 백가어를 적안영상 촬영 세상만사 생각허니 달빛과 같은 지라 십오야 둥근 달이 기망부터 기울측 이십팔수 하도낙서 중성공지 별진 가련금야 숙창가 원앙금침 잘숙 절대가인 좋은 풍류 만반진수 벌렬 사창월색 삼경야에 경경정희 배풀장 남경 와서 처음 보았네 황활루라는 찰한 벼개가 높거든 내 팔을 배고 이만큼 오거라 올래 남방천리 불모지지 춘거하여 더울 서 언제 만날 기약 없이 춘향 혼자만 갈왕 와서 다시 보고 싶은 일각삼추 가을추 백발이 장차 오게되면 소년풍도는 거둘수 낙목한천 찬바람 백설강산의 겨울동 오매불망 우리 춘향 규중심처에 감출장 부용작약 세우중에 허장석기 부를윤 이러한 고운 태도 일생 보아도 남을여 이 몸이 훨훨 날아가 천사만사 이룰성 우리가 이리저리 노닐다 부지세월 해세 조강지처를 박대말소 대전통편의 법중률 분벽사창 좋은 방 춘향과 나와 둘이 마주 앉어 입을 데고 정담을 허면 법칙려 자가 되것구나 이리 한참 읽더니마는 춘향이가 또 눈에 어리여
자진모리
보고지고 보고지고 우리 춘향 보고지고 추천허든 그 맵시를 어서어서 보고지고 걸음 걷던 그 태도를 어서 어서 보고지고 보고지고 보고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