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양 (상)

김종기
해설: 김해숙(가야금 연주자, 중앙대 강사)
김종기(1904-1937)는 전북 남원군 운봉면에서 출생했으며 그의 외삼촌 박한용으로부터 가야금산조를 배웠다고 전한다. 그의 출생연도에 비추어 보면 그는 가야금산조 제2세대 명인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오늘날에도 정금례(1913)가 15살때에 그의 이웃에 살던 김종기에게 이 산조를 배워서 전하고 있다. 그의 가야금산조 음반은 1934년에 출반 되었다. 이 음반의 진양조와 중머리 가락은 정금례가 연주하는 것과 같으나 중간부분은 다른 가락이 많이 끼여있다. 또, 중머리에서는 진양조보다는 더 많은 가락이 이 정금례에게 남아 있어서 비교적 온건히 전승된 것 같다.
김종기의 진양조는 현존 가야금산조의 진양조의 틀인 “우조, 돌장, 평조, 계면조”의 틀에 맞는다. 특히 진양조 앞부분에서 지(8째줄) 본청의 솔음계(우조길)로 시작하는 점, 동(5째줄), 땅(7째줄) 본청의 미음계(계면줄)로 청이 바뀌는 점, 돌장, 평조를 거쳐 계면조로 이어지는 점 등 기존의 산조와 공통된다. 김종기는 매우 다부진 음색으로 우조를 시작하고 있지만 제2세대 명인들의 연주에서 느낄 수 있는 쭉쭉 뻗어서 시원스레 연주하는 그런 느낌보다는 가락마다 수식이 많으며 질펀하다고 느껴진다. 또 계면성음으로의 연주에 더욱 치중한 것 같은데 당(4째줄) 본청의 미음계(계면길)로 중머리를 시작하여 징(6째줄) 본청 우조로 이어지는 짜임도 그러하다.  한장단내에서 가락을 맺는 선율의 리듬꼴이 “♩♩. ♪”의 패턴을 이루고 있는 점에서 개성적이며, 세잇단 음표로 쪼갠 중머리의 리듬을 연주하는 대목이나 알찬 음색, 질펀한 연주, 계면성음 등은 그의 연주에서 김병호(1910-1968)의 느낌을 갖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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