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아리랑

김하리
앨범 : 김하리 소리시집
지금도 눈감으면
긴머리를 감아
곱게 빗은 어머니가 보입니다
청궁풀 향내가 풍겨옵니다
동네총각들이 메고가는
꽃가마가 보입니다
연지 곤지 찍고 분단장 하고
아리랑 고개를 넘어
시집을가던 어머니
새 새색시적 어머니가 보입니다
길가 보리밭에서는
지지베베 지지베베
종달새가 울었답니다
담장마다 노랗게
개나리도 피었답니다
어머니
어머니 가슴에는 한평생
굽이굽이 설음만 쌓였습니다
삼단머리 푸른꿈은
백발이 되었습니다
무심한 세월속에 잔주름만
늘어가시던 어머니
어머니
어머니
지금은 흙으로 돌아가
말이 없는 어머니
어머니를 나는 오늘
지하철 차창에서 봅니다
맞은 편 차창에 어리는
어머니와 나를 봅니다
어머니를 닮은 나
나를 닮은 딸아이
문득 딸아이가 내
스무살적 모습 같아
힐끗 한번 처다보고
차창을 또 봅니다
그옆에 앉은 어머니를
닮은 나를 봅니다
어머니
어느새 나는 어머니의
모습이 되었습니다
아리랑 아리랑을 부르시던
그 시절의 어머니가 되었습니다
어머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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