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봉사 의복 잃고 자탄하는데

장영찬
(아니리)
심봉사가 목욕을 허고 수변에 나와 의관 의복을 입으랴 헐제 무지헌 도적놈이 심봉사 의복을 도적질해 갔것다. 내가 여기다 분명 놔 두었는디 어디 있나. 지팽이는 여기 있는디 바람에 날러갔나. 누가 농한 줄 알고 아니 봉사허고 농이라니 어서 가져와. 어허 가져 오래도, 아무리 찾어도 없으니 그제야 도적 맞은줄 알고 그 자리에 얻드려져.

(중모리)
허허 이제는 꼭 죽었네 허허 이제는 영죽었네. 불꽃 같은 이 더위에 우아래를 벗었으니 뜨거워서도 죽을테요 굶어서도 죽겠구나. 내 의복 가져 오너라.내 의복 가녀 오너라 봉사 것 돌라가면 열두대 떼봉사 난단다. 의복 가져 오너라 귀머거리 않은뱅이 날 보듬은 상팔자라 일월이 밝았어도 동서 분별을 내 못허니 살아 있는 내 팔자. 모진 목숨이 죽지도 않고 내가 이 지경이 웬일이냐. 죽어도 양반이라 체면은 있는지라. 내 앞에 부인 오거든 저리 돌아서 가시오 어쩌다 훨신 벗었소. 이 지경이 웬 일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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