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ano: Wilhelm kempff(빌헬름 켐프)
- 피아노 소나타 제12번 “장송 행진곡”
흔히 <장송 행진곡>이라 부르는 이 소나타는 1801년에 완성된 곡으로 소나타라고는 하지만 소나타 형식의 악장은 하나도 없다. 제1악장에는 변주곡을, 제2악장은 짧은 스케르초를, 제3악장은 장송 행진곡을 두면서 이를 한데 묶어 이례적인 소나타를 만든 것은 베토벤의 대담한 발상과 뛰어난 창작력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곡은 카를 리하노프스키 공작에게 헌정 되었다.
3)제3악장: 장송행진곡, 내림a단조, 4/4박자
처음에는 <어떤 영웅의 죽음을 애도하는 장송 행진곡(Marcia Funebre Sulla morto dun Eroe)>이라 씌어 있었는데, 여기에서의 어떤 영웅이란 누구를 지칭하는지 알 수 없으나, 추상적인 의미로 쓰인 듯하다. 이 악장은 지금은 그다지 아상하지 않지만 당시로서는 소나타임에도 불구하고 장송 행진곡을 넣은 것이 대담한 기획이라 할 것이다. 베토벤이 제3번 <영웅>의 장송 행진곡을 넣은 것이 1804년이므로 이 곡의 3년 후가 된다. 제1테마는 독특한 리듬으로 시작하는데 조용하면서 장중한 멜로디로 몰고 간다. 트리오는 전후반 각 4마디로 계속 되풀이되면서 스타카토 화음에 의해서 극적인 효과를 지닌다. 제3부는 내림a단조로 제1부를 재현하고, 코다에서 음역을 떨어뜨려 내림A장조의 으뜸화음으로 조용히 끝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