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양조) 가난이야, 가난이야, 원수년의 가난이야, 복이라 허는 것은 어이허면 잘타는고, 북두칠성님이 점지를 허시난가, 삼신제왕님이 복마련을 허시난가. 승금 상수 혈토 인목. 묘쓰기에 마련을 허나. 이목구비 오행으로 향부귀에 마련을 허나, 어이 허면 잘 사난고, 나는 시(세)상으 삼겨나서 불의행사 헌 일 없이, 밤낮으로 벌었어도 삼순구식을 헐 수 없고, 일년사절 헌옷이니, 내 몸은 고사를 허고, 가장은 부황나고, 자식들은 아사지경이 되니, 내가 차라리 자결허여, 이런 꼴을 안보고자, 초매(치마)끈을 부여잡고, 목을 메어 죽기로 작정허니, 흥보가 울며 만류를 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