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보 구걸하러 가는데

이화중선
원반제공: 이중훈
(중머리) 저 아전, 거동을 보아라, 궤문을 덜컥 열고 돈 닷량을 내어 주니, 흥보가 받어들고 나 다녀오리다. 네 평안히 다녀오십시오. 흥보 거동보아라. 질청 밖으로 썩나서서, 얼시구나- 얼시구나- 절시구 지화 지화 지화 좋을시구나. 떡국집으로 들어가서 떡국 돈반어치 사서 먹고, 막걸리집으로 들어가서 막걸리 두돈어치 서서 먹고, 비지 집으로 들어간다. 여보- 비지장사 비지를 양반 어치만 주오 구지럭한 음식을 찬으로 때우고 미욱하게 채우고, 어깨를 느리우고, 죽통을 빼뜨리고, 대장부 한걸음에 엽전 설흔닷량이 들어간다. 얼시구나 돈봐라. 저집으로 들어가며, 여보게 마누라- 집안 어른이 어데 갔다가 집안이라고 들어오면 우루루 쫓아나와 영접하는 도리 옳지.
계집이 요렇케 당돌이 앉아서 자기 대사가 웬 일인가, 흥보 마누라 나온다. 흥보 마누라 나온다. 어디 돈 어디 돈 돈뭉치가 돈봐. 노와 돈 이사람아, 이돈 근본을 자네아나. 잘난 사람도 못난 잘난 사람도 못난 돈, 못난 사람도 잘난 돈, 맹상군의 수레바퀴 처럼 둥글둥글이 생긴 돈, 생살지권을 가진 돈, 부귀공명이 붙은 돈, 이 놈아 돈아, 어디를 갔다 이제 오느냐 얼시구나 돈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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