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명가

Various Artists
해설: 이지영(한국 고음반 연구회원)

이 공명가는 초한가와 더불어 가장 많이 불리우는 서도좌창의 하나이다. 사설이 길고 섬세하여 대단히 벅찬 노래이기도 하나 사설이 긴 만큼 그 가락에 변화를 많이 주어 멋스럽기도 하다. 서울의 12가사나 긴잡가의 대부분이 도드리 장단인데 대해서 공명가는 3,4,5,6박자 등 소절마다 그 장단이 다르다.
이 점이 서도잡가의 장단상의 특징이라 하겠다. 그 형식도 A, B의 반복으로 극히 단조하며 대체로 응답식으로 오르내리고 있다. 이렇게 단조하면서도 듣기에 지루하지 않은 것은 그 내용을 듣는 재미도 있거니와 서도소리의 특징인 그 음조에 있다 할 것이다. 1930년대에 조기택에 의해 불려진 이 공명가는 지금의 공명가가 공명이 동남풍 빌고 배를 타고 하구로 가는 것을 서성과 정봉이 추격하였으나 결국 공명을 놓쳐 버리고 한탄하는데 까지를 노래한다면 이 음반의 것은 서성과 정봉이 추격하는데서 멈추고 있다. 그리고 서도 잡가에서 끝을 여밀 때 반드시 수심가조로 끝내야 하는데 그러한 부분도 없다. 시간관계상 그러했으리라 추측된다. 그리고 음조도 지금의 것보다 건듯건듯 가볍게 넘어가고 있어서 장중한 느낌보다 흥겨운 느낌이 난다.
창자 조기택은 30년대 빅타에서  공명가를 취입한 것 외에는 다른 음반은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보아 전문적인 소리꾼으로 보이지 않는다.

노래 : 조기택
Victor KJ-1315-A chokiaku 03/17/38 T.K.3.12
서도잡가 공명가(상)
Victor KJ-1315-B chokiaku 03/17/38 T.K.3.12
서도잡가 공명가(하)

공명이 갈건야복으로 남병산 올라 단높이 묻고 동남풍 빌으실적에 동방칠면에는 각향제방심미기를 응하여 청룡기를 길면에다 표하고 서방칠면에 분여허위실벽으로 응하여 주작을 향하고 북에는 평괴류성장익진을 응하여 현무기를 꽂고 중앙에는 황기를 표하고 공명이 수사고 전조단발하고 신영백목하고 좌수엔 축문을 들고 우수로 황로를 받들어 하날을 우르러 돈수재배하고 중군에 전령하되 일영자여든 군복으로 시행하리라.
공명이 백백여풍에 동남풍 빌어세워 단하를 굽어보니 강상에 둥둥 떠오는 배 서성정봉에 밴줄로만 알았더니 자룡의 배가 분명하고나 즉시 단하를 내려가니 자룡 선척을 대하였다가 선생을 모시고 하구로 돌아를 갈제 이때에 주유 노숙다려 하는 말이 공명은 제아무리 상통천문하달지리 육도 삼략을 무불능통한들 갑자년 갑자월 갑자일 갑자시에 동남풍 빌 길이 막연이로구나 말이 맞지 못하여 모든 구름이 뭉게뭉게 빗방울이 뚝뚝 뇌성벽력이 우루루 바람이 지동치듯 남병상사 깃발이 펄펄 휘날릴제 주유 깜짝놀라 북창열고 남병산을 바라를 보니 칠성단상에 오방기치 휘양하고나 그 가운데 황신 깃발은 풍세를 못 익어 서북으로 펄펄 휘날릴적에 이 때에 주유 깜짝 놀라 서성 정봉 양장불러 분부하되 공명은 천신이라 살렸단 동오의 화근이요 일후에 대환이로구나 너의 두 장사는 불문곡직하고 남병산에 올라가 공명선생은 간곳 없고 다만 좌우단 지키는 군사창을 높이들고 남병산에 올라가니 공명선생은 간곳 없고 다만 좌우단 지키는 군사뿐이라 군사다려 묻는말이 공명선생이 어디로 가시더냐 군사 여짜오되 선생이 인제 발벗고 머리풀고 학창의로 단 올라 나시어 암측하옵더니만 해신왈하시초뿐이오 양강수 맑은물은 왕래하는 병사뿐이라 공명은 간 곳 없고 다만 좌우강 지키는 수군장졸 뿐이라 수군장졸 불러 묻는 말이 공명선생이 어데로 가시더냐 수군장졸 여짜오되 작야일모시에 강상에 둥둥떠오르는 배 양양강수 맑은 물에 장중대장이 얼굴드니 형상백옥이요 한 번 보고는 다시보기 어려운 장사 선생을 강상으로 향하더이다. 올타 저것이 공명이라 선척을 재촉하여 순풍에 돛을 달고 따르면서 선두에 성큼나서 하는 말이 앞에사는 배 공명선생 타셨거든 게 잠깐 닻놓고 배 머무르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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