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세상의 매질에 못 이겨 벌건 노을진 내 어깨에도
괜찮다며 견딜만 하다며 내 자신을 위로 했네
가벼운 바람에 할퀴우고 차가운 빌딩에 찢기어도
흘러온 길 후회하며 돌이키려 한 적 내겐 없었네
*뜨거운 태양 아래 두 팔을 가득 펼쳐 시원한 그늘 드리워
세상을 내 안에 보듬어 안고 싶었네
메말라 갈라진 땅 위로 촉촉한 눈물 내리고 싶었지만
결국 손바닥만한 하늘 한 점 내 안에 담지 못 했네
2. 초생달 뜨는 밤이 되면 길 떠났던 작은 별들 돌아와
내 품에서 곤한 잠 잘 수 있게 나 넉넉해지고 싶네
어떤 욕심도 담지 않고 그저 소리 없이 흐르다가
아쉼없이 흩어질 수 있는 내가 될 수 있기를
나 기도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