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향가-천자 뒷풀이

성우향
북: 김성권(중요무형문화재 5호 판소리 고법 보유자)
판소리: 성우향

<아니리> 그때여 이몽룡씨는 광한루 구경 나갔다가 춘향노는 거동보고 책실로 돌아와 천자를 들여놓고 천자 뒷풀이를 하시난듸
<중중모리> “자시의 생천하니 불언행사시 유유피창 하늘 ‘천’, 축시의 생지하여 금, 목, 수, 화를 맡았으니 양생만물 따 ‘지’, 유현미묘 흑정색 북방현무 가물 ‘현’, 궁상각치우 중앙토색의 누루 ‘황’, 천지 사방이 몇 만 리 하루광할 집 ‘우’, 연대국조 흥망성쇠 왕고래금 집 ‘주’, 우치홍수 기자추연 홍범구주 넓을 ‘홍’, 전원이 장무호불귀라, 삼경이 취황 거칠 ‘황’, 요순천지 장헐시구 취지하일 날 ‘일’, 억조창생 격양가 강구연월 달 ‘월’, 오거시서 백가어 적안영상 찰 ‘영’, 이 해가 왜 이리 더디진고 일중지책의 지울 ‘책’, 이십 팔 수 하도낙서 진우천강 별 ‘진’, 가련금야숙창가라 원앙금침 잘 ‘숙’, 절대가인 좋은 풍류 나열준주 버릴 ‘렬’, 의의월색삼경야의 탐탐정회 베풀 ‘장’, 부귀공명 꿈밖이라 포의한사 찰 ‘한’, 인생이 유수 같다. 세월이 절로 올 ‘래’, 남방천리 불모지 춘거하래 더위 ‘서’, 공부자 착한 도덕 기왕지사 갈산의 겨우 ‘동’, 오매불망 우리 사랑 규중심처 감출 ‘장’, 부용 작약의 세우 중에 왕안옥태 부를 ‘윤’, 저러한 고운 태도 일생 보아도 남을 ‘여’, 이 몸이 훨훨 날아 천사만사 이룰 ‘성’, 이리저리 노니다가 부리세월 해 ‘세’, 조강지처는 박대 못 허는니 대전 통편의 법중 ‘율’, 춘향과 날과 단둘이 앉어 법중 ‘여’자로 놀아보자.”
<아니리> 하고 소리를 질러노니 사또 들으시고 “이리오너라! 책방에서 무슨 소리가 저렇게 요란헌가 빨리 사실 알아드려라! 통인이 내려 와서 “쉬-도령님이 무슨 소리를 지르셨간디 사똑께서 들으시고 빨리 사실허라 하나이다.” “사또께서 들으셨단 말이냐? 다른 집 노인들은 이롱증도 있건마는, 우리집 어른은 연만허실수록 귀가 점점 더 밝으시는구나. 이애 네가 올라가서 네 거짓말 내 거짓말 합하여 도령님이 장자편을 읽으시다 북해곤이 새가 되어 남명으로 날아가는 양을 보고 흥취로 소리가 높았다고 여쭈어라.” 통인이 들어가 그대로 여쭈어 놓니 사또 대소허시며 “용생용이요, 봉생봉이로다.” “하인 물리라,” “예이 .” 퇴령소리 난연후에 도련님과 방자가 춘향문전에 당도허니 그때의 춘향모친은 아무 물색도 모르고 함부로 말을 하며 나오는디.
<중중모리> “ 달도 밝고 달도 밝다. 원수년의 달도 밝고, 내당연의 달도 밝다. 나도 젊어 소시절 남원읍에서 이르기를 ‘월매, 월매’ 이르더니, 세월이 여류하여 춘안노골다 되었다. 늙은것이 한이로다.”
<아니리> 이러고 나오다가 방자허고 꽉 마주쳤것다. “거 뉘냐?”, “예 방자예요!”, “방자 너 어찌 왔냐?”, “도련님 모시고 왔나이다.”, “아이고, 이 미련헌 자식아 도련님을 모시고 왔거던 나헌테 미리 연통이나 허제 그랬느냐? 아이고 도련님 귀중허신 도련님이 누지에 오시기는 천만 의외올시다. 어서 방으로 올라 가옵시다.” 도련님이 방으로 들어 가서 좌를 틀어 앉은 후의 방안을 잠깐 살펴보니, 별로 사치스러운 것은 없으나 뜻있는 주련만 걸려 있것다.
<세마치> 동벽을 바라보니, 주니라 강 태공이 문왕을 만나려고 위수변 낙수질허는 거동 뚜렷이 걸려 있고, 서벽을 바라보니 상
산사호 네 노인이 바돌판을 앞에 놓고, 어떠한 노인은 흑기를 들고 또 어떤 노인은 백기를 손에 들고, 대마상패수보랴허고 요만허고 앉어 있고, 또 어떤 노인은 청려장 짚고, 백우선 손에 들고, 요만허고 굽어 보며 훈수허다 책망 듣고 무안색으로 서있는 거동 뚜렷이 걸렸고나. 남벽을 바라보니, 관우, 장비 양장수가 활공부 힘써 헐제, 나는 기러기 쏘랴 숙여, 깍지손을 뚝 떼논듯 번개 같이 나는 살이 살대 수르르르 떠들어가, 나는 기러기 절컥 맞어 돌아 떨어지는 거동 뚜렷히 걸렸고나. 북변을 바라보니, 소상강 밤비 개고동정호 달 오른다. 은은한 죽림 속에 백의 입은 두 부인이 이십 오현을 앞에 다가 놓고 스리렁둥덩 타는 거동 뚜렷히 걸렸고나 서안을 살펴보니, 춘향이 일부종사허랴허고 글을 지어 붙였으되, 대운춘종죽이요 분향야독서라, 왕희지 필법이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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