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만 있던 일요일 눈을 뜨고 하늘 보니
작은 회색구름이 나를 부르고 있네
생각 없이 걷던 길 옆에 아이들이 놀고 있었고
나를 바라보던 하얀 강아지 이유없이 달아났네
나는 노란 풍선처럼 달아나고 싶었고
나는 작은 새처럼 날아가고 싶었네
작은 빗방울들이 아이들의 흥을 깨고
모이 쪼던 비둘기들 날아가 버렸네
달아났던 강아지 끙끙대며 집을 찾고
스며들던 어둠이 내 앞에 다가왔네
나는 어둠 속으로 들어가 힘없이 걸었고
나는 빗속으로 들어가 마냥 걷고 있었네
오후만 있던 일요일 예쁜 비가 왔네
오후만 있던 일요일 포근한 밤이 왔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