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령: (진양조) 적성으 아침날은 늦인 안개 띠여 있고 녹수으 저문 봄은 화류동풍둘렀는디 요헌기구하최의난 임고대를 일러 있고 자각단루분조요는 광한루가 이름이로구나 광한루도 좋거니와 오작교가 더욱 좋다 오작교가 분명하면 견우 직녀 없을 소냐 견우성은 내가 되려니와 직녀성은 뉘가 될그나? 오날 이곳 화림 중으 삼생연분 만난볼까
이도령: (아니리) 좋다 좋다 과연 호남의 제일루가 하겠구나
이도령: (아니리) 이 애 방자야
방 자: (아니리) 예이?
이도령: (아니리) 이런 좋은 승지강산에 술이 없어 쓰겠느냐? 가 술 있으면 한상 가져오너라
도 창: (아니리) 방자 술상을 들여노니 도련님이 못 잡수신 약주를 이삼배 자신 후에 취흥이 도도하야
이도령: (아니리) 이 애 방자야 오늘 술은 상하동락으로 연치를 찾아 먹을 테니 너희 둘중에 누가 연상아냐?
방 자: (아니리) 도련님 말쌈 그러 하옵시니 아뢰리다 아마도 저 후배사령 저 놓이 낫살이나 좀 더 먹은 듯합니다
이도령: (아니리) 그러면 그 애 먼저 부어 주어라
도 창; (중중몰이) 앉았다 일어나 두루두루 거닐며 팔도강산 누대 경개 손꼽아 헤아린다
이도령: (중중몰이) 장성일면용용수 대야동두점점산 평양 감영은 부벽루 연광정일렀고 주렴취각은 벽공에 늘어져 수호문창에 덩실 솟아 앞으로는 영주각 뒤로 보면 무릉도원 흰 배 자 붉은 홍은 송이송이 꽃 피고 붉을 단 푸를 청은 고물고물이 단청이라 유막황앵환우성은 벗 부르는 소리요 황봉 백접쌍쌍비는 향기를 찾는 거동이라 물은 본시 은하수요 산은 본시 옥경이라 옥경이 분명하면 월궁 항아가 없을손가
도 창: (잦은 중중몰이) 백백흥흥난만중 어떠한 미인이 나온다 해도 같고 달도 같은 어여쁜 미인이 나온다 저와 같은 계집아이와 함께 그네를 뛸 양으로 녹림 숲을 당도하여 장장채승 그네줄 휘늘어진 벽도가지에 휘휘칭칭 그네 메고 섬섬옥수를 번뜻 들어 양 그네줄을 잘라쥐고 선뜻 올라 발구를 제 한번을 툭 구르니 앞이 번뜻 높았고 두번을 툭 구르니 뒤가 점점 멀었다 난만도화 높은 가지 소스리쳐 툭툭차니 춘풍취화낙홍설이요 행화습의난홍무라 그대로 올라가 서왕모를 만나볼 듯 그대로 내려오면 요지황후를 만나볼 듯 입은 옷은 비단이라 찬 노리개는 알 수가 없고 오고 간 그 자취 사람은 사람이나 분명한 선녀라 봉을 타고 올라가 진루으 농옥인가 구름타고 내려와 양대의 무산 선녀 어찌 보면 휠씬 멀고 어찌 보면 곧 가까워 들어갔다 나오는 양은 연축비하낙무연 도련님 심사가 산란허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