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리
과거를 꽉꽉 대 놓으니 뗄 수가 업제 “오 네가 바로 그 박 흥보냐? 심심하던 차에 잘 왔다 아 그러면 고 보리나 좀 타 가지고 갈래? “아이고 형님 흉년 곡식으로는 쌀 보다 보리가 더 낫답니다. 형님 많이만 주면 좋지요 “그래라 그럼 마당쇠 게 있느냐 곳간 문 열고 그 안에 들어가면 동편서 들어온 쌀 천석 있지””예 좀 갖다 드릴까요?" “가만있어 이놈 그 안에 들어가면 북면에서 들어온 보리 오백석 있제?”"예 좀 갖다‥‥””아 가만있으라니까이 놈이 그 안에 조금더 들어가면 콩팥 쉰 섬 있제?””예” “그 안으로 쑥 들어가면 지리산에서 박달 흥두께 헐라고 쳐온 검목이 있느니라. 이리 가지고 오너라. 오늘 한 놈 식훌 놈 있다. 이런 놈은 그저 복날 개 잡듯 잡아야 하느니라"
자진모러
놀보 놈 거동 봐라 지리산 몽둥이로 눈에 위에 번뜩 들고 네 이놈 흥보 놈아. 잘 살기 내복이요 못 살기는 제 팔자 굶고 벗고 내 모른다. 볏섬 주자한들 마당의 뒤지 안에 다물 다물이 들었으나 너 주자고 뒤지헐며, 전간 주자한들 천록방 금궤 안에 가득 가득히 환을 지어 떼돈니 들었으니 너 주자고 뒤지 헐며. 전간 주자헌들 구진 방 우리 안에 떼 돼야지가 들었으니 너 주자고 돝 굶기며, 싸래기 주자헌들 황계 백계 수백 마리가 턱턱하고 꼭꼬 우니 너 주자고 닭 굶기랴 몽등이를 들어 매고 내 이 놈 강도 놈 좁은 골 벼락 치 듯 강짜 싸움에 계집 치 듯 담에 걸친 구렁이 치 듯 후닥딱 철퍽
무장단
아이고 박 터졌오 이 놈 후닥딱 아이고 다리 부러졌오 형님 흥보가 기가 맥히어 몽등이를 피할랴고 올라갔다가 내려왔다가 대문을 걸어놓니 날도 뛰도 못 허고 그저 퍽퍽 맞는디 안으로 쫓겨 들어가며 아이고 형수씨 사람 살려주오 아이고 형수님 날 좀 살려주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