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즈음의 권태
1.눈을 떠보나 마나 아침은 밝아 있겠지
일어나야하나 이제 밥해야할 시간
딱딱한 빵이나 먹고 말까
2.비가 오려나보다 하늘이 저리 낮으니
아참 사무실에 우산을 두고 온 것 같아
나이들 수록 잃는 게 많네.
3. 오늘도 노을이 피네 똑같은 표정으로
또 술 생각이 전철보다 빠르게 왔네
노을 데리고 술집에 간다.
이게 요즈음의 나야
삶의 빛나던 날들은 온통 곰팡이 슬어
세상의 습한 그늘에 기댄
나의 초라하고 슬픈 모퉁이 잠
꿈도 없이 잠들면
이마위에 걸리는 무지개.
꿈도 없이 잠들면
이마위에 걸리는 무지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