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겨울

정승환
유난히 바람이 찬 어느 날
무심한 계절처럼 그대가 오겠죠
알고 있어요 또 멀어질 거란 걸
천천히 잊을게요 그대 없이도
혼자 남지 않게
또 겨울이 오네요
시리도록 하얀
첫눈이 내리면
그대도 올까요
여전히 나 혼자
끝맺지 못한 말
여기에 남겨요
늦었지만 사랑해요
하루씩 그대를 잊어가요
그보다 더 슬픈 건 무뎌짐이겠죠
알고 있어요 늘 같은 자리란 걸
아무리 돌아서도
그댈 향해 서 있는
그게 나라는 걸
또 겨울이 오네요
슬프도록 하얀
첫눈이 내리면
그대도 볼까요
어쩌면 나처럼
울고 있을까요
그대의 잘못이 아닌 걸요
서로의 손을 이제는 놓기로 해요
천천히 사라질 온기로
마지막 인사를 나눠요
그동안 고마웠어요
그대여 이젠 안녕
어디에 있든 어떤 모습이든
그대로의 그댈 사랑해요
닿지 않겠지만
늦더라도 부디 행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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