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오가는 대화 속에
남는 단어는 몇 개 일까요
구석진 자릴 앉아 커피를 마셔
그대의 일부 식지 않도록
더 이상 내 얘기가 아니었던
황급히 쓰는 결말 끝에서
빼 먹은 구절이 또 생각이 나면
그 다정을 어찌 지나칠까요
담담했던 저 하늘 끝으로 내게
왠지 비가 또 올 것 같죠
그대 노곤히 풀린 몸에 맡겨
이내 슬프진 않겠구나
기울인 새벽의 모습 속에
서두른 단어 몇 개 일까요
그곳에 존재했던 사랑의 말로
그대의 등장 해치지 않도록
더 이상 내 얘기가 아니었던
모두가 있는 대화 속에서
명백한 결말이 또 내려진다면
그 이유가 어찌 중요할까요
담담했던 저 하늘 끝으로 내게
왠지 비가 또 올 것 같죠
그대 노곤히 풀린 몸에 맡겨
이내 슬프진 않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