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갈치
권미희
살다가 섭섭할 땐 자갈치에 와 보시게
생각 깊은 그대 마음 짐이 되면 부디 오게
올 때는 빈손으로 오시게 빈 그릇 빈 마음
어판장 돌아 나온 향수 묻은 뱃고동
첫 새벽 열고 오는 봄 도다리 가을 전어
내 더는 권하지 않겠네 오던 길 되돌아가든
반백년 품어 온 삶 아니리로 풀어내면
시든 가슴 그대 심장 박동소리 들리겠네
돌아갈 저기 충일한 길 말은 두고 가시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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