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차

김빈
긴 여행이 끝났어
집으로 돌아가는 길

익숙한 골목인데
떠날 때와 다른 느낌

괜히 들뜬 기분에
잠 못 이루던 그 날 그 밤 그 공기

허한 기분에 또 잠 못 이루네
마음의 시차가 좁혀지지가 않아

사실 난 좀 지쳤어
끝나보니 알 것 같아

텅 빈 방 한 켠에 아직 남아있는
그 설렘 그 흔적들

아무 것도 모른채 마냥 좋았던 때가
아주 오래 남을 듯해

무거운 줄 모르고 가득했던
짐을 모두 내려놓으니
이제서야 실감이나

괜히 들뜬 기분에
잠 못 이루던 그 날 그 밤 그 공기

허한 기분에 또 잠 못 이루네
마음의 시차가 좁혀지지가 않아

멍하니 누운 채로
사진만 뒤적이는 걸

행복해보여 나
끝을 모르는 듯이
지금 날 모르는 듯이

괜히 들뜬 기분에
잠 못 이루던 그 날 그 밤 그 공기
허한 기분에 또 잠 못 이루네
마음의 시차가 여전히 멀어져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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