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사랑을 대신할 수는 없잖아

밤에
문밖을 나서고
널 만나러 가는 길에
한순간도 설레이지 않아

언제부턴가 자연스레
바뀐 계절처럼 너는
내게서 새어 나갔어

말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건

네가 아직
나를 볼 때
처음과 같은 눈빛으로

사랑한다고 말해주는
착한 너라서 어쩔 수 없이 또
이별을 미뤄

잘 지낼 수 있을까
서로를 못 보게 돼도
남들처럼 이별에 익숙해질까

함께 보내는 시간
서로가 불행하다면
사랑을 말해도 되는 걸까

너와의 약속이
중요하지 않아

그런 나를
다 알고서
서운해하는 네 모습에

답답해지고 미워지고
괜히 너 없던 혼자가 부러워
상처만 늘어

잘 지낼 수 있을까
서로를 못 보게 돼도
남들처럼 이별에 익숙해질까

함께 보내는 시간
서로가 불행하다면
사랑을 말하면 안 되잖아

처음엔 아쉬움만 남던
널 바래다주는 이 길마저
이별에 가까워질수록
지겹게 느껴져

처음 우리 모습과
지금의 우리 모습이
이렇게 달라질 줄 알았더라면

마음 없이 널 만나
그게 더 아픈 거잖아
이제 우리 그만 헤어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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