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운 발걸음을 다그치며
낯익은 언덕 끝에 다다르면
한아름 꽉 차던 은행나무
앙상히 인사하네
창안에 세어 드는 웃음소리
꼬마들 하나 둘씩 모여들다
까맣게 몰려 온 먹구름에
집으로 돌아가네
여기저기 남아있는
작은 손자국들
다 그대로네
어디선가 들려오는
어린 내 입가에 맴돌던 노래들
집으로 돌아가는 길모퉁이
좁아진 골목 사일 바라보다
낯설게 커버린 내 모습에
괜하게 서글프네
여기저기 담겨있는
고마운 얼굴들
다 생각나네
더듬더듬 그려보는
좁은 내 방안에 머물던 추억들
가만히 서서 전부 담아보네
어린 내 이야기속 풍경들을
그맘때 기억을 되찾은 듯
반갑게 웃음짓네
그리운 내 동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