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구꽃 초혼
권미희
꽃길 따라 가신 임 가신 길로 못 오시나
무덤 곁 살구꽃은 초혼인 듯 아릿한데
그립다, 그립단 말을 꽃으로 쏟아낸다
땅속에 묻은 봄은 피다 말고 길을 잃나
다리를 절며, 절며 멈칫멈칫 오는 봄
하늬의 퍼런 서슬에 시詩같은 눈을 뜨고
꽃눈 같은 시를 쓴다 울음을 울지 못해
패대기치고 간 사월의 시린 발을 닦으며
그립다 그립단 그 말을 구름처럼 피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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