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도 아가씨

김용임
사십계단 층층대에 앉아 우는 나그네
울지 말고 속시원히 말 좀 하세요
피난살이 처량스레 동정하는 판자집에
경상도 아가씨가 애처러워 우는구나
그래도 대답 없이 슬피 우는 이북 고향
언제 가려나

고향길이 틀 때까지 국제시장 거리에
담배장수 하더라도 살아보세요
정이 들면 부산항도 내가 살던 정든 산천
경상도 아가씨가 두 손목을 잡는구나
그래도 눈물만이 흘러 젖는 이북 고향
언제 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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