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감

김연지
더는 지워지지가 않아
깊게 베인 물감이 손끝에 남아 있었나봐
더는 비워지지가 않아 가슴이
둘이 걷던 길에서 내려앉는걸 이렇게

그리워하는 나를 잊어요
그날에 있는 나를 지워요
바랜 기억들을 지워야
그대 흐려 지지 않을 테니까
힘들어하는 나를 잊어요
나만더 아파하면 되니까
아플수록 더욱 번지는 사랑 이니까

아직 멈춰지지가 않아 눈물이
닦을수록 자꾸 또 떨어지는걸 이렇게

그리워하는 나를 잊어요
그날에 있는 나를 지워요
바랜 기억들을 지워야
그대 흐려 지지 않을 테니까
힘들어하는 나를 잊어요
나만더 아파하면 되니까
아플수록 더욱 번지는 사랑 이니까

손닿으면 자꾸 퍼져가는맘
내속에 남았는데
처음 그댈 사랑했던 거리
난 어느새또 여기로와 있어

가슴에 검은 멍이 들어서
멍든가슴이 번져서
바랜 기억들을 지워야
그대 흐려 지지 않을 테니까
행복했었던 우릴 잊어요
함께했었던 우릴 지워요
바래지는것은 나로도 충분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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