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지도 않은 아이가
멀리서 울부짖는 시간은
언제나 그 끝을 알 수 없는
어스름 녘
그게 난 무척이나 성가셔
입술을 질끈 감고 말았나
어느덧 한꺼번에 밀려온
한낮의 빚
뼈 밑에 싹을 틔우네
나의 것이 아니었던 말들이
두 눈을 죄다 태우며
하루 종일 바라본 태양
모든 걸 알게 될 거라 난 믿었었나
어리둥절할 뿐
허우적대다가 건져 온 진심들은
재가 될 뿐
잠자릴 함께할 순 있어도
꿈조차 같이 꿀 순 없어라
누구의 탓도 하지 않으며
혼자서 견뎌내는 열두 시의 나라
가만히 숨을 멈추어
아무 말도 필요하질 않으니
두 발을 땅에 붙이고
손을 뻗어 쥐어 본 태양
완전한 내가 되는 법을 알려줘요
난 계속 물을 뿐
언젠가 목마름이 그치긴 하나요
또 물을 뿐
모든 걸 알게 될 거라 난 믿었었나
어리석어라
어디도 길 따윈 없었는지도 몰라
걸어갈 뿐
한낮을
백 년도 살지 못할 몸뚱이
그보다 먼저 썩을 마음들
누구의 탓도 하지 않으며
혼자서 견뎌내는 열두 시의 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