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는 마음 하나

이영훈
표정 없이 스치듯

나를 지나가는 사람들

엇비슷한 고민들로 하루를 보내고

까닭 없는 외로운 밤이

문득 나를 찾으면

가지런히 놓여 있던 기억들이

위태로운 듯 흔들리며

조금씩 사라지는 얼굴 하나

대책 없이 기다리는 마음 하나

텅 빈 마음 오래된 문을 열면

방이 서너개

하루만큼 쌓여 가는 말들은

다 노래가 될 수 없었는지

내 작은 두 손엔 다 담지 못한

그리움 같은 나의 기억들이

흔들리며 조금씩 사라지는 얼굴 하나

대책 없이 기다리는 마음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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