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김거지
그대에게 걷던 한 발, 한발처럼
조심스레
그대에게 한 글자 한 글자 적어봤지만

그대 앞에 마주 섰던 그날처럼
그때 건네던 말처럼
그대에게 적는 글씬, 자꾸 틀리고 서툴기만 하고

수없이 고민을 해, 말을 다시 고르고,
고치고 또 고쳐봐도

어제 수없이 뒤척이며 니 생각에 잠 못 이루던
머릿속처럼 삐뚤기만 한

나는 악필이구요
좀 서툴구요

맘을 어떻게 적을지 몰라
지저분한 편지는 다시 꾹꾹 적어야만 했고

나는 악필이구요
복잡하구요

한 마디로 말하지 못한 채
자꾸 고쳐 쓴 편지는
구겨 버린 편지들의 사본일 거예요

가사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