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곽

임순영
기억은 거짓말을 잘하지
모두 아름다웠기만 했다고
돌아가고 싶지 않냐고
기나긴 소설 중에 한 페이지
마치 그게 다인 얘긴 것처럼
내 맘을 속이려 하지만
우리는 결국 헤어졌다는 게 전부인데
그 아무런 감정 없는
얼굴을 난 봤는데
또 다시 눈을 감으면 늘 떠오르는 건
눈부신 잠깐의 우리
시간이 갈수록 거짓말은 더 커져가
매일 하루하루 흐려지다가
윤곽으로 남은 너
그 안에 자꾸 미소를 그리지
한 번도 내가
보지 못했었던 미소인데
마치 니가 정말 그랬던 것 같아
어쩜 내가 사랑한 건
널 사랑한 내 모습
떠나려는 널 알고도
모르는 척했던 나
또다시 눈을 감으면 늘 떠오르는 건
눈부신 찰나의 기억
시간이 갈수록 예쁜 색깔이 더해져
매일 하루하루 흐려지다가
윤곽으로 남은 너
그 안에 자꾸 미소를 그리지
한 번도 내가
보지 못했었던 미소인데
마치 니가 정말 그랬던 것 같아
나는 아무래도 너를
미워할 수가 없어
나를 떠나간 이유만으로
미워할 수가 없어서
나는 너를 빼고 남는
아무 기억이 없어
오늘은 더 따뜻한 미소가 떠올라
너의 빈 얼굴 위로
매일 하루하루 흐려지다가
윤곽으로 남은 너
그 안에 자꾸 미소를 그리지
한 번도 내가
보지 못했었던 미소인데
마치 니가 정말 그랬던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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