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사댁 셋째딸

조영남
작사 : 조영남
작곡 : 외 국 곡
건너마을에 최진사댁에
딸이 셋 있는데
그 중에서도 셋째따님이
제일 예쁘다던데
아따 그 양반
호랑이라고
소문이~ 나서
먹쇠도 얼굴 한번
밤쇠도 얼굴 한번
못 봤다나요
그렇다면 내가
최진사 만나뵙고
넙죽 절하고
아랫마을 사는
칠복이 놈이라고
말씀드리고 나서
염체 없지만
셋째 따님을
사랑하~오니
사윗감 없으시면
이 몸이 어떠냐고
졸라 봐야지

다음 날 아침
용기를 내서
뛰어 갔더니만
먹쇠란 놈이
눈물 흘리며
엉금 엉금 기면서
아침 일찌기
최진사댁에
문을 두드리니
얘기도 꺼내기 전
볼기만 맞았다고
넋두리 하네
그렇지만 나는
대문을 활짝 열고
뛰어 들어가
요즘 보기드문
사윗감 왔노라고
말씀드리고 나서
육간대청에
무릎 꿇고서
머리 조아리니
최진사 호탕하게
껄껄껄 웃으시며
좋아 하셨네

웃는 소리에
깜짝 놀라서
고개 들어보니
최진사 양반
보이지 않고
구경꾼만 모였네
아차 이제는
틀렸구나 고
일어 서려니까
셋째딸 사뿐사뿐
내게로 걸어와서
절을 하네요
얼씨구나 좋다
지화자 좋을시고
땡이로구나
천하의 호랑이
최진사 사위되고
예쁜 색시 얻으니
먹쇠란 놈도
밤쇠란 놈도
나를 보~면은
일곱개 복중에서
한개가 맞았다고
놀려 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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