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10.25.

음악도시
그 남자...♂

야, 너 왜 그래~? 장난치지마~
니가 웃지도 않고 말하니까 꼭 진짜 같잖아~
아이, 그게 무슨 소리야~ 우리 그저께도 같이 밥 먹었는데...
주말에도 같이 영화 봤는데...
그리고 지난 주에는... 어, 지난 주에는 나 시험 치느라고 바빠서 못 만났구나~ 하지만 그거는 시험 때문이었고...
어쨌든... 어쨌든 너, 어제 통화할 때도 아무 말 없었잖아...
너 여기 내 핸드폰에 사진 찍은 거 볼래?
이거 우리가 주말에 만났을 때 찍은 건데 이거 봐, 너 막 웃고 있잖아~
말해봐~ 내가 뭐 잘못 한 거 있어?
어, 저... 오늘 내가 너한테 뭐라 그랬지? 혹시 또 내가 바보라 그랬나?
아, 아니지~ 아, 니가 싫다고 해서 나 요즘에 그런 말 안 하잖아...
어 아니 그 그게 아니면 어... 혹시 너 저기... 나 지겨워서 그래?
우리가 좀 오래 만났으니까 지루하고 재미없고 그런 거?
아, 그것도 아니면 어... 내가 요즘 막 구질구질하게 다니니까 갑자기 내가 못생겨 보이고 또 같이 다니기 부끄럽고 그런 건가?
야, 그런 거면 내가 내일부터 깔끔하게 다닐게~ 그러면 되잖아~
아니, 뭐 그것도 아니면 뭐 내가 노래라도 불러줄까? 뭐 곰 세마리? 너 그거 좋아하잖아~ 아님 곰 백마리?
아니 저... 야, 너 왜 그래~ 너 이러니까 우리 정말 헤어질 거 같잖아...
뭐라고 말 좀 해봐~ 어? 너 왜 그래~

그 여자...♀

나는 순서대로 하려 그랬지...
니가 막 싫고 나한테 뭐 복수하고 뭐 그런 거 아니니까... 적당한 때를 기다렸어~
하루종일 일하고 피곤한 채로 집에 들어오는 남편한데 현관부터 싫은 소리 하는 그런 거는 안 하고 싶었고...
그래서 계속 너 보면서 기다렸어...
언제 말하면 제일 좋을까...
내 생일 지나고 나서 말해야지,,, 니 감기 다 나으면 말해야지,,, 니 시험 끝나면 그때 말해야지...
너는 몰랐겠지만 나는 그동안 그래서 너한테 더 잘해주려고 했어...
다 마지막이라고 생각해서 하기 싫은 것도 니가 하자면 다 하고 그랬어...
사진 찍는 거 싫어하지만 니가 찍자고 하면 웃어주고,,, 나는 보기 싫은 거라도 니가 보고 싶다면 그 영화도 보고...
그러다가 이렇게 된거야...
나는 오래 전부터 준비했고, 이미 다 정리 됐거든...
이제는 너만 정리하면 되...
그렇게 해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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