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흐린 광장에 그대 홀로 서있네
오십 평생 일해온 지난 시절의 기억
한번도 놓지 않은 호각을 입에 물고
다시 한 번 부르네 새벽 어둠을 넘어
숨막히는 작업장 아무 대답도 없네
싸움은 지쳐가고 분노마저 사라져
무너진 현장 위로 조여 오는 칼날뿐
닫힌 나의 가슴은 숨을 쉴 수가 없네
길게 우는 호각 소리 깊은 잠을 깨우네
침묵하는 공장 어디에도 깊은 잠을 깨우네
검게 물든 깃발은 내 가슴을 흔드네
천둥같던 그대의 호각 소리 들리네
세상은 그대론데 주저할게 무언가
그대 호각을 이제 내가 입에 물고서
길게 우는 호각 소리 깊은 잠을 깨우네
침묵하는 공장 어디에도 깊은 잠을 깨우네
(그대 길게 불어라 깊은 잠을 깨어라
하늘에서 들리네 투쟁의 호각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