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뜨릴 수 없는 한밤의 정적 속에 묻혀
홀로이 창가에 불을 밝히운 이 있어
짙은 어둠 속에 한 가닥 그의 불빛만
이리 저리 헤매이다 흩어져
모든 이의 깊이 잠든 한 밤의 꿈 속엔
허황된 이야기만 엮이고 풀리는데
그의 창가로 바람처럼 서성대며
가고 오는 시간만
모든 진실을 얘기할 듯싶구나.
언덕배기 시인의 이층 창가엔
고도의 등대처럼 불빛만 외로운데
그는 사려 깊은 진리의 선각자처럼
명상의 응덩이에 잠겨있을까
아침이면 모두 간밤의 꿈에서 덜 깨어
또 반짝이고 큰 것만 찾아 나서는데
맑은 예지로 모두 깨워줄 우리의 시인은
아직 기침 소리 조차 없구나
언덕배기 시인의 이층 창가엔
고도의 등대처럼 불빛만 찬란한데
그는 총명한 진리의 구도자처럼
사색의 우물 속에 잠겨있을까
아침이면 모두 간밤의 꿈에서 덜 깨여
또 어른거리는 허상만 쫓아 나서는데
맑은 예지로 모두 깨워줄 우리의 시인은
벽에 기대어 잠들어 있구나
(1980년 8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