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한 때의 일기

정태춘

새까만 밤
공동묘지에 서면
머얼리 요단강 건너 들리는
찬송가 소리
여기저기 우-- 우-- 우--
검은 하늘엔
온통 귀신 우-- 우--

밤새 어디로 쏘다녔길래
머리로 팔뚝으로 거미줄
거미줄

울창한 미류나무 숲 속엔
몇 마리 나귀가 있었네
거기 실패엔 연이
차곡차곡 감겨져 있었네

거미줄은
내 창 머리에 쳐 있었네

(197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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