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나무

정태춘

잎 떨어진 나무에 바람이 불고
부러진 가지에 연이 걸렸네
겨울 나무 꼭대기에 매가 앉아서
임자 없는 까치집만 지키고 있네

우-- 우--
홀로 멀리 서 있는 겨울 나무야

벌판에서 불어 온 저 흙바람에
잎새마저 앗기운 겨울 나무는
세월 가고 세월 오는 그 사이에서
굽어 가는 비탈길만 지키고 있네

우-- 우--
홀로 멀리 서 있는 겨울 나무야

(1974년 1월)


가사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