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질

미선이

매일 아침처럼 문 밖에 놓인 신문을 들고

무슨 일이 있었나 살펴보려 변기에 앉았네

볼일이 끝날 무렵 다 떨어진 휴지걸이 위로

황당하게 비친 내 모습 불쌍하게 웃네

한장 찢어서 곱게 구겨 부드럽게 만들고

찝찝하긴 하지만 그런대로 대충 처리를 했네

며칠이 지나고 조금 아파긴 했지만 설마라도

내가 이렇게 될 줄은 몰랐어

휴지보다 못한 어희들 종이 사지 않겠어

아무리 급해도 닦지 않겠어 쓰지 않겠어

너희들이 거짓말 듣지 않겠어 믿지 않겠어

단돈 300원도 주지 않겠어 보지 않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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