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겅퀴꽃

개똥이

메추리 몸 숨기던 보리밭가에서
머리에 왕광 이고 서 있는 저 사람
광복군 할아버지 도포 자락에
때깔 곱고 탐스러운 꽃이 피었네

끝끝내 감추시던 할머니 눈물
마파람에 홀씨되어 날아가
구천을 떠돌다 다시 태어나
흙과 더불어 썩지 못하고

할아버지 몸 숨기던 보리밭가에
부끄러운 이 나라 저 아득한 하늘에
묻어둔 태극기 한 장 꽃이 되었네
묻어둔 태극기 한 장 꽃이 되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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