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8가

손현숙

청계천 8가
파란불도 없는 횡단보도를 건너가는 사람들
물샐틈없는 인파로 가득찬
땀냄새 가득한 거리여 어느새 정든 추억의 거리여
어느 핏발 서린 리어카꾼의 험상궂은 욕설도
어느 맹인부부 가수의 노래도
희미한 백열등 밑으로 어느새 물든 노을의 거리여
뿌연 헤드라이트 불빛에 덮쳐오는 가난의 풍경
술렁이던 한낮의 뜨겁던 흔적도 어느새 텅빈 거리여
칠흑 같은 밤 쓸쓸한 청계천 8가 산다는 것이 얼마나 위대한 가를
워 -
끈질긴 우리의 삶을 위하여 끈질긴 우리의 삶을 위하여

아무도
지금 내 주위엔 아무도 일도 손에 잡히지 않아
난 내자리를 찾지 못하고 그렇게도 쉽게 외로움이란 것이
찾아올 줄 몰랐어 마치 예정됐던 시간처럼
사람들을 떠나서 난 불안한 존재 내자리를 찾을 수 없네
나의 가난한 영혼만이 나와 함께 있네
나의 가난한 영혼만이 나와 함께 있네
거리 불빛도 희미하게 잦아들어 가는데
허전한 마음 사뭇 감추지 못해 창밖을 바라보지만
서둘러 발걸음을 재촉하면서 집으로 가는 사람들
아무도 아무도 내주위엔 아무도
아무도 없네 아무도 없네 내주위엔 아무도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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