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개의 명함을 읽으며 일일이 얼굴들을 기억할 순 없지
우리에겐 그만큼의 시간적 여유가 있는 것이 아니니까
한두시간 차이로 무엇이 옳고 그른가를 생각할 정도로
우리에겐 그만큼의 시간적 여유가 있는 것이 아니니까
굳게 뚜껑이 닫힌 만년필처럼 서로에게 필요한 말만 던지고
십년이 지난 드라마처럼 어째든 우리는 살아가니까
멘트)
각자의 가치는 포켓 속의 동전들처럼 언제가는 어디론가
사라져버리고 사무적인 착상에 단순한 집착만을 요구받으며
고도의 물질문명의 지배를 받으며 어째든 우리는 살아가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