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문

윤민석

1.
예전엔 미처 몰랐죠 그분의 무서운 힘을
이렇게 건재하신데 몰라뵙고 까불었죠
그분에 대한 유언비어 모두가 사실이라해도
글쓰고 노래 만들면 잡혀가야 마땅하죠

아아아 우리같은 무지렁이들은
주는대로 받아 먹으며
높고 귀하신 어른들 일은
모른척해야 하는데

예전엔 미처 몰랐죠 그분의 무서운 힘을
이렇게 건재하신데 몰라뵙고 까불었죠

2.
예전엔 미처 몰랐죠 그분의 아픈 마음을
자식으로 또 아버지로 얼마나 괴로웠을지
부친이 친일파라 욕먹고 아드님 병역비리 의심받고
갖가지 의혹 터질 때 얼마나 속상했을까

아아아 우리같은 무지렁이들은
주는대로 받아 먹으며
높고 귀하신 어른들 일은
모른척해야 하는데

예전엔 미처 몰랐죠 그분의 아픈 마음을
자식으로 또 아버지로 얼마나 괴로웠을지

3.
예전엔 미처 몰랐죠 그분의 억울한 마음
오로지 나라를 위해 불철주야 애썼는데
번듯한 집 한채 없이 월세를 전전하고도
귀족이라 욕 먹으니 얼마나 억울했을까

아아아 우리같은 무지렁이들은
주는대로 받아 먹으며
높고 귀하신 어른들 일은
모른척해야 하는데

예전엔 미처 몰랐죠 그분의 억울한 마음
오로지 나라를 위해 불철주야 애썼는데

4.
예전엔 미처 몰랐죠 그분의 고상한 인품
힘없는 법관의 번뇌 넓고도 깊은 애국심
법과 원칙이 없는 나라 좌파가 판치는 세상
오로지 국민을 위해 바로잡으려 하셨죠

아아아 이렇게도 위대한 어른을
우리는 왜 몰라뵈었을까
우리들이 미쳤었나 봐요
한번만 용서해줘요
네? 네? 네?

예전엔 미처 몰랐죠 이렇게 훌륭한 분을
제대로 알지 못 한 죄 한 번만 용서해 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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