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네 고향

정태춘

가세, 가세, 길 떠나 가세
어두운 밤 길로 꿈 처럼 가세
가세, 가세, 너두야 가세
바쁘게 오던 길 되돌아 가세

가세, 가세, 논 길로 가세
가문 들 흙 냄새 맡으며 가세
가세, 가세, 너두야 가세
갈짓자 걸음에 흥겨워 가세

가세, 가세, 고향엘 가세
빈 주먹 마른 종아리로 머슴돼 가세
가세, 가세, 너두야 가세
봄 들판 아지랭이 구경이나 가세

가세, 가세, 벌초나 가세
죽은 애비 무덤에 벌초나 가세
가세, 가세, 너두야 가세
봉아제 산 꼭대기 따라나 가세

가세, 가세, 갯벌로 가세
황토길 지나서 또 건너 가세
가세, 가세, 너두야 가세
우리네 고향은 여기나 저기

(1982년 2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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