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물다

루시드 폴

언제부턴가 다르게 들려
언제부턴가 다르게만 보여
혼자 끓인 라면처럼
혼자 마시던 쓴 소주처럼
이젠 내 입가에 머무네

그대, 내 귓가에 머무네
지금은 멀리 있다 해도
그렇게 스쳐간 그대 옷깃
지금 내 옷깃에 머무네

그대, 내 눈가에 머무네
책상 위 놓인 피씨 속에
주머니에 든 호출기 속에
지금 내 눈가에 머무네

그대, 내 귓가에 머무네
잠시 그대를 잊고 있어도
멍하니 벽을 바라보면
문득 들리네
여기, 내 귓가에 머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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