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길>
끝없는 길에 서면 아무도 무얼할지 몰라
앞으로 나가거나 거기서 주저앉는 것뿐
먼지 낀 자동차가 흙바람 날리면서 웃고 가고
돌아갈 곳도 없는 두 발은 머뭇거리네
어차피 시작한 길 죽이 되든 밥이 되는 가려해도
무엇이 만나질까 두려움이 나를 앞서네
조금도 다름없는 태양은 뜨고 또 지고
몇 걸음 못 간 채로 하루는 저물어 가네
길가에 노인하나 내 모습 소리없는 바라볼 때
다가가 말 건네니 귀 멀어 대답이 없네
어디로 가는 건지 던져진 이 길 위에 작아진 난
어디서 떠난 건지 그 길도 잃어 버렸네
* 이젠 어쩔 수 없어 가보는 수밖에
* 이젠 어쩔 수 없어 가보는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