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

차광민
작은 기억이라도 남아 있는 곳
애써 피하려다 보니 많
은 곳을 가지 않게 됐어
참 많은 시간 함께 보냈었구나
정말 보냈구나

언제나 그랬지
약속 시간에 늦곤 했었지
기다리다 보면 어느새 다가와
미안해 하면서도
날 바라보던 눈가에 번진
예쁜 그 웃음이 내겐
더 커다란 기다림이었지

어쩌면 하는 마음 버리지 못해
해마다 함께 하자던
우리만 아는 그 날 그 곳에 갔어
많은 사람들 속에 너는 없구나
기다려도 오지 않는구나

우리의 기념일
정성스레 준비한 선물을
급히 나오느라 깜빡 했다면서
속상한 나머지 눈물이
그렁그렁하던 너의
예쁜 그 마음이
내겐 더 커다란 선물이었지

전화기 너머로
미안하다는 말을 하던 너의
모질지 못함이 내겐
더 커다란 미안함이었지

아물지 않는 아픔이 되었지
놓지 못하는 희망이 되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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