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다

김보경
아침해가 떠도 일어날 수 가 없어
난 어제속에 살아 우릴 끌어안고서
새벽을 지우는 파란해가 뜨면
하루만큼은 더 비워낼 수 있겠지
그 많던 사진과 그 많던 추억들 그 많던 눈물이

모두 언젠가 무뎌져 가길
모두 언젠가 지워져 가길



아프게도 너를 다 밀어낼 수 가 없어
내 머리속에 남아 자꾸 웃고 있는 걸
한번을 지우고 두 번을 내쳐도
빨간 해가 져 갈수록 선명해진 너
그리워해봐도 소리쳐 불러도 날 잊고 살겠지

모두 언젠가 무뎌져 가길
모두 언젠가 지워져 가길
모두 언젠가 멀어져 가길
모두 언젠가 사라져 가길

아침이 싫다  저 해가 싫다
너를 지워내고 있잖아
밤이 싫다  저 달이 싫다
너를 떠오르게 하잖아

아침이 싫다  죽도록 싫다
우릴 지워내야 하잖아
밤이 싫다  어둠이 싫다
기억에 갇혀 있는 내가 싫다



아침이 싫다  저 해가 싫다
너를 지워내고 있잖아
밤이 싫다  저 달이 싫다
너를 떠오르게 하잖아

모두 언젠가 무뎌져 가길
모두 언젠가 지워져 가길
모두 언젠가 멀어져 가길
모두 언젠가 사라져 가길

아침해가 떠도 일어날 수 가 없어
난 어제속에 살아 우릴 끌어안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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