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uma

최삼
모두 가짜 시각으로
찬 바람을 후 불어
날 찾지만 다 짜여진 각본
난 찢어서 버리면
불길 타죽을 지옥
태생을 저주해
나약한 엄마의 피 악마의 피
난 어차피 이 부정을
물고 태어났지 난 세상을 망쳐
외면 또 방관이 아니라
믿고 싶지만 미움
듬뿍 받으며 바라는 애정
그 관심 why 없어
이유나 듣고 싶지만 die
끝까지 한마디 말없이 그대로 가
남은 건 의문 그래서 why
모든 게 왜 왜 나야 왜 why
망가진 영혼은 티가 나
티가 난 영혼은 망가졌지
누구나 힐끗 건드려
망가진 모든 건 누구나 흥미롭지
내 목 허리 발목에
뱀 죽 갈라진 정신의 댐
살갗을 베 찢어진 배
흐르는 피 저무는 해
늘 그렇듯 터진 사고
타인이 우리를 치고 가고
역겨운 알코올 병원 냄새에
난 코를 막아 구토를 참아
부러진 다리 밑에 피 주머니
원색 체취가 풍겨 너무 많이
바쁘게 움직인 간호사의 입
그저 멍 내 뇌에 시퍼런 멍
병원 집 신천 또 병원 학교 병원
난 달라진 게 뭐야
구원받은 영혼은
아직도 땅에 난
슬픔과 고통에 납치된 거야
저 흐르는 물에다
집어 던지는 동전
한없이 가라앉는 사물의 종점
서럽게 울어대는 나는 쇳덩어리
귀찮아지는 작별 자기연민
난 무슨 용도인지 알 수 없지
이 정도겠지
왜 이 땅에 보내진 건지
아니 별다른 이유도 없겠지
아니 끝이 없는 어리광을 피워
튀어나온 의문을 지워
아니 난 사랑을
눈앞에 두고도 몰라
아니 난 내가 미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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