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배동 단골집 (Feat. 크러쉬)

에픽하이
몇 해가 지났지만
잊을 수가 없지.
우리의 처음과 마지막을 본 그 단골집.
잊고 살다
불현듯 며칠 전에 생각나
찾아가 보니 it was gone.
그곳엔 휴대폰 가게가
언제나 지 자리였듯 들어서 있더라.
구석 벽에다 새겼던 너와 내 이름이 있을 곳엔
신제품을 광고하는 LED.
정말 재밌지,
내 통화목록이 온통 네 이름이었을 때가 있었고
얼마 전 네가 그리워서 만지작거리다 떨어뜨려서
바꿀 때가 됐는데 하필 거기였어.
세월이 빠른 건지 내가 느린 건지
쫓아가기 힘드네.
세상은 자꾸 변하고
변하지 않을 사람 하나 찾기 힘드네.

어디로, 어디로?
너와 내가 머문 곳으로.
Cuz I wanna go back.
Man, things done changed.

김건모, 태지보이즈, 전람회가 흐르던 곳에
울려 퍼지는 TRAP.
Man, things done changed.

꿈이 전 재산이던 내 스무 살 언저리.
지갑 속엔 늘 가득해. 한숨과 걱정이
술 한 잔 짙게 생각나는 밤
찾던 그 포차에서 위로 받던 젊은 날.
오늘따라 생각나 차를 돌렸네.
한참을 잊고 있었네. 몇 년씩이나.
시간 참 빨라.
도착할 때가 되니 벌써 침을 삼키네.
저 건물 모퉁일 돌아 서면 그 자린데.
줄 지은 가로수, 텅 빈 벤치 몇 개.
사랑을 속삭이는 연인들과
매끄럽게 정리된 보도블록.
내게만 낯선 저 풍경이 서 있었지,
내 추억을 밟고서.
영원한 건 없기에 언젠가는 나 역시
무심한 세월에 저편에서 서서히 먼지 덮여 가겠지.
날 기억하겠지?

여기인지, 저기인지.
어딜 가야 나의 길인지.
Cuz I wanna go back.
Man, things done changed.

언제나 비가 오면
에픽하이가 흐르던 곳에
울려 퍼지는 TRAP.
Man, things done changed.

영원한 건 없어도
세월의 강 건너
손 흔들게.
Some things don't change.

영원한 건 없어도
세월의 담 넘어
기다릴게.
네가 다시 내 이름을 불러주면

I'll come back.

가끔 내 생각해준다면
I'll come back.

나를 위해 눈물 흘리면
I'll come back.

너의 맘 한 칸 비워 놓는다면
I'll come back.

Back to you.

Time flies
It’s time now
to say
Bye Bye

Time flies
It’s time now
to say
Bye Bye

Time flies
It’s time now
to say
Bye Bye

Time flies
It’s time now
to s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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