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어느 순간
고운 밀가루처럼
흔적만 남기고
빠져 나갈 거라고
나만의 시선으로
왜곡된 마음을 전해 받고
진심 여부 따위
궁금하지 않았지
두터운 딱지가 내려 앉게
상처에 상처를 더해
무뎌지기만을 바랬던
아 아 아프고 미련한
젊은 날의 나
내가 단지 원하는 건
그리워하는 것
보고 싶어 하는 것
이 모든 게
진심인 것
그 동안 말도 안되게
어이없는 만남과
아슬아슬한 관계의
유지 이유는
이별에 덜 아프기 위한
나의 이기심
사랑은 어느 순간
고운 밀가루처럼
몇 방울의 물과 함께한다면
둘만의 세계를 만들거라고
남은 날은 사랑만 있다고
그리워하는 것
보고 싶어 하는 것
맞잡은 손에
의심이 없는 것
눈에 담긴 슬픔을
눈치 채는 것
이 모든 게
진심인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