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강에서

정태춘&박은옥
정태춘-북한강에서

저 어두운 밤하늘에 가득덮힌 먹구름이
밤새 당신 머리를 짓누고 간 아침
나는 여기 멀리 해가 뜨는 새벽강에
홀로나와 그 찬물에 얼굴을 씻고
서울이라는 아주 낯선 이름과
또 당신 이름과 그 텅빈 거리를 생각하오
강가에는 안개가 안개가 가득 피어나오
....

짙은 안개 속으로 새벽강은 흐르고
나는 그 강물에 여윈 내손을 담그고
산과 산들이 애기하는 나무와 새들이 애기하는
그 신비한 소리를 들으려 했소
강물속으론 또 강물이 흐르고
내마음속엔 또 내가 서로 부딪히며 흘러가고
강가에는 안개가 안개가 또 가득 흘러가오
.....

아주 우울한 나날들이 우리곁에 오래 머물때
우리이제 새벽강을 보러 떠나요
과거로 되돌아 가듯 거슬러 올라가면
거기 처음처럼 신선한 새벽이 있소
흘러가고 또 오는 시간과
언제나 새로운 그강물에 발을 담그면
강가에는 안개가 안개가 천천히 걷힐 거요
흘러가고 또 오는 시간과 언제나 새로운
그 강물에 발을 담그면
강가에는 안개가 안개가
천천히 걷힐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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