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차 (Feat. 오혁)

에픽 하이 (EPIK HIGH)
갈 길이 먼데
빈차가 없네.
비가 올 것 같은데.
처진 어깨엔 오늘의 무게.
잠시 내려놓고 싶어.
Home is far away.

달라진 게 없네.
홀로 남은 놀이터에서
그 높은 턱걸이에 오른 뒤.
여태 까치발 인생.
내게 요구되는 건
늘 높게 뻗은 두 손보다 조금 위.
세상의 눈높이, 갈수록 에버레스트.
정상을 향할수록 산더미만 되는 스트레스.
I know I can never rest.
내가 가진 불만들을 잠재워 줄
수면제는 없으니 혀를 물고 밤 새워.
어릴 적,
줄 서는 것부터 가르쳐 준 이유 이젠 선명해졌어.
복잡한 인간관계, 그 자체가 역설.
관계만 있고 인간이 낄 틈 하나 없어.
평범해지는 게 두려워서 꾸던 꿈.
이젠 평범한 게 부럽군.
As I stand all alone in the rain.
자라지 않으면 성장통도 그저 pain.

갈 길이 먼데
빈차가 없네.
비가 올 것 같은데.
처진 어깨엔 오늘의 무게.
잠시 내려놓고 싶어.
Home is far away.

갈수록 두려워.
뛰고 있지만 뭘 위해서였는지 잊은 두 발과 심장.
그저 짐이 되어버린 꿈.
두고 달리는 게 내게 유일한 희망.
한 걸음만 더 떼라 부추기네.
고개 들었더니 앞은 낭떠러진데.
뒤를 보니 길게 줄 선 많은 기대가
날 지탱하는 척하며 등을 떠미네.
언젠가 찍고 싶었던 마음의 쉼표가
숫자들 사이 뒤엉킨 이상.
계산적인 이 세상이 들이미는 손
잡기 싫지만, 빈손 되는 게 더 겁이 나.
붙잡아도 갈 길 가는 게 시간 뿐이겠어?
먹구름 낀 하늘을 보며,
한때 나도 꿈이라는 게 있었는데
오늘 밤은 잠들기도 어렵네.

날 위해 잠시
멈춰주면 안 될까요?
더는 걷기가 힘든데.
바람이 불고 아직도

갈 길이 먼데
빈차가 없네.
비가 올 것 같은데.
처진 어깨엔 오늘의 무게.
잠시 내려놓고 싶어.
Home is far away.

이 넓은 세상에 내 자린 없나?
붐비는 거리에 나 혼자인가?
날 위한 빈자리가 하나 없나?
Home is so far away.

내가 해야 할 일,
벌어야 할 돈 말고도 뭐가 있었는데.
내가 해야 할 일,
벌어야 할 돈 말고도 뭐가 있었는데.
내가 해야 할 일,
벌어야 할 돈 말고도 뭐가 있었는데.
내가 가야 할 길,
나에게도 꿈같은 게 뭐가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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